투사인척 하지 마라 소리 지른다고 투사가 아니다 짭새와 맞서는 척한다고 투사가 아니다 그 알량한 돈 몇 푼에 십 년도 못 가는 알량한 권력을 탐내며 눈이 뒤집혀 약자에 대한 혐오가 투쟁이라 여기는 불쌍한 패배자들아 투사인척 하지 마라 너희는 투사가 아니다 성조기를 드는 순간 너희는 이미 투사가 아니다 먹이 앞에서 침 흘리고 꼬리 흔드는 굶주린 사냥개다 사냥이 끝나면 참혹하게 버려질 권총 한 자루로 왜경 천명과 맞짱 뜨며 종로 한복판을 휘져었던 경무대 앞에 피를 뿌린 온몸에 시너를 붓고 평화시장에서 산화한 금남로 아스팔트에 붉은 피로 뿌려진 물고문에 숨이 막혀 죽음을 맞아도 끝내 동지의 이름을 대지 않은 최루탄에 머리가 깨져 교정 문 앞에서 스러져간 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