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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인척 하지마라

투사인척 하지 마라 소리 지른다고 투사가 아니다 짭새와 맞서는 척한다고 투사가 아니다 그 알량한 돈 몇 푼에 십 년도 못 가는 알량한 권력을 탐내며 눈이 뒤집혀 약자에 대한 혐오가 투쟁이라 여기는 불쌍한 패배자들아 투사인척 하지 마라 너희는 투사가 아니다 성조기를 드는 순간 너희는 이미 투사가 아니다 먹이 앞에서 침 흘리고 꼬리 흔드는 굶주린 사냥개다 사냥이 끝나면 참혹하게 버려질 권총 한 자루로 왜경 천명과 맞짱 뜨며 종로 한복판을 휘져었던 경무대 앞에 피를 뿌린 온몸에 시너를 붓고 평화시장에서 산화한 금남로 아스팔트에 붉은 피로 뿌려진 물고문에 숨이 막혀 죽음을 맞아도 끝내 동지의 이름을 대지 않은 최루탄에 머리가 깨져 교정 문 앞에서 스러져간 무장..

나의 이야기 2026.06.19

WYD 서울 대회가 불편한 이유

WYD 서울 대회가 불편한 이유명색이 가톨릭 신자라는 놈이 WYD 서울대회를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목에 생선가시가 걸린 것 마냥 계속 불편하면서도 스스로도 그 까닭을 몰랐었다. 그러다 우연히 전쟁직후 서울의 크리스마스 풍경사진을 보면서 까닭을 어림잡을 수 있었다. 전쟁 직후의 한국은 그야말로 하루 벌어 하루 간신히 먹고사는 형편이었는데 크리스마스라고 거리에 흥겨운 캐럴이 넘쳐나며 시청 광장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밤새 번쩍이며 서있었다. 민중들의 피곤한 삶과는 관계없이... 이승만 장로는 크리스마스를 정부 공식 휴일로 지정하였다. 당시 인구의 3% 내외였던 기독교 신자 수를 감안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는 크리스마스가 휴일인 게 불편했었고 여전히 불편하다. "너그..

나의 이야기 2026.05.07

2024년 여름, 2025년 여름

2024년 7월 6일 남대문시장 인근 2025년 6월 28일 강남역 인근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키고 탄핵을 당한지도 반년이 지났지만 우린 아직 광장에 있다. 대통령은 바뀌었어도 아직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쉽게 바뀌리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더디다. 이 무더운 여름의 장마 처럼 집회가 끝나고 버려지는 피켓을 모아서 행진 중의 거리 곳곳에 잘 보이게 놔두시는 저 분을 보면서 김남주의 시 "그날 밤을 회상하면"이 떠올랐다. 그날 밤을 회상하면 - 김남주 나는 걷고 있었다 그날밤살얼음이 깔린 압제의 거리를기역 자로 꺾어진 엿장수 골목을 돌아밤참으로도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하는 노동자들카바이트 불빛의 포장마차를 지나내 이름 아닌 아무개 이름을 불러도..

카테고리 없음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