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국 언론은 요정 기사를 쓴다.

21세기룸펜 2024. 4. 1. 21:22

1917년 9살난 소녀 그리피스(Frances Griffiths)와 그녀의 사촌 언니 엘시(Elsie)는 매일 밖에서 옷을 더럽혀 온다는 그리피스 어머니의 꾸중에 사실은 요정과 노느라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그리피스의 어머니가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자 엘시는 사진사였던 그녀의 아버지 아서 라이트(Arthur Wright)한테 사진기를 빌려가서 요정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하였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것을 현상하였다. 사진에는 소녀들과 함께 요정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리피스가 찍은 요정사진 5장 중의 첫번째>

 
그러나 아서는 그것을 믿지 않았고 두번째로 카메라를 빌려가서 사진을 찍어 왔을 때에는 그 소녀들에게 오히려 화를 내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내 폴리(Polly)는 그 사진을 실제 요정의 사진이라 확신하였으며 1919년에 엘시의 어머니인 브래드포드(Bradford)가 신지학회(Theosophical Society)의 회의에서 공개함으로써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요정 사진에 대한 소문이 작가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에게도 들어가게 되었고 그의 깊은 관심을 끌게 된다.
 

< 그리피스가 찍은 요정사진 5장 중의 두번째>

 
코난 도일은 그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그 당시 세계 최고의 사진 기술을 가지고 있는  코닥(KODAK)사에 사진의 조작여부 확인을 의뢰하였으며 코닥사는 "사진에 위조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요정이 진짜 사진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
 
코난 도일이 코닥뿐만 아니라 다른 사진 전문기관 및 당시의 물리학자 등에게도 사진의 진위여부 확인을 의뢰하였고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지만 사진이 위조 되지 않았다고 한 코닥의 답만을 중시하고 사진 속 요정은 사실이라며 열광하게 된다. 그리하여 코난 도일은 "The Strand"라는 자신의 소설을 주로 기고하던 잡지사에 관련한 기사를 기고하였으며 1920년 12월호에 실리게 된다.

<코난 도일이 요정 사진에 대하여 기고한 기사>

 
결론적으로 코닥사의 답변대로 사진은 위조되지 않았다. 다만, 코팅리의 아이들이 요정 그림을 그려 그것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었음을 후일에 사진을 찍은 당사자가 고백하였다.
 
코난 도일은 천재적인 추리소설 작가이다. 그의 페르소나인 셜록 홈즈는 과학 수사의 조상으로 불려질 만 하다. 그런 그가 자신의 소설을 주로 발표하던 잡지에 요정 사진에 관한 글을 기고하였던 것이다. 코난 도일이 입장에서 코닥사에서 사진에 위조된 흔적이 없다고 하였으니 요정 사진 자체가 Fact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 한 것일까? 아니면 평소 과학에 근간을 둔 추리소설을 쓰지만 요정을 믿고 싶었던 그의 잠재적 욕망에 의한 것 일까?
 
Fact가 중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한국의 언론은 자신들의 기사를 Fact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기사로 옮기고 대서 특필하는 것은 한 가지 Fact로 더 중요한 백 가지 Fact를 숨기고 있지 않은가? 자신들의 이익 또는 언론사 사주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는 Fact에 기반한 기사임을 자부하며, 코난 도일이 사진이 위조된 흔적이 없다는 Fact로 요정 사진이 Fact라고 열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